<나는 솔로>를 보며 '관계'를 공부합니다 열여섯 번째 오곰장 편지는요
🎧 문장 브금 : 김뜻돌, <실패하지 않는 사랑이 있나요>
📚 오늘의 문장메모 : 관계의 문장들
✍️ 오곰장 에세이 : 밥 한끼에 담긴 작은 고백 by 조이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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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만나든 <나는 솔로> 이야기를 나눴던 몇 주간이었어요. 프로그램에 대한 감상평도 호불호도 사람마다 극명하게 나뉘었지만, 공통된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인간세계의 축소판을 보며 반성하고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거였어요. 저도 그랬어요. 어느 순간부터 누가 누구랑 맺어질까는 궁금하지 않더라고요. 그보다는 인간의 허약하고 이기적인 기억에 대해, 한마디 말의 강력한 힘에 대해, 오해와 이해에 대해, 관계를 맺고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등등 오만가지 생각과 감정들을 처리하느라 바빴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참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오곰님들과 '관계'의 문장을 나누려고 합니다. _희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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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 브금 : 김뜻돌, <실패하지 않는 사랑이 있나요>
문장메모를 읽으며 듣기 좋은 음악을 소개합니다. 일단 플레이▶️하고 읽기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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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 그대로 믿고 싶은데
실패하지 않는 사랑이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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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라는 건 양쪽을 연결한 종이컵 전화기 같은 것이어서, 한쪽이 놓아버리면 다른 쪽이 아무리 실을 당겨도 그전과 같은 팽팽함은 되살아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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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이란 반복되는 일종의 연습으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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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발전이란 심층으로 파고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해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발전시켜나가고 창조해내어 우리가 타인과의 관계를 앞으로 진전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게 만드는 것을 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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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이든 우정이든 은혜든, 질기고 질긴 마음들이, 얽히고 설켜 끊어지지 않는 그 마음들이, 나는 무겁고 무섭고, 그리고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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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선후배 사이의 동심원은 서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갈등도 원만하게 해결해나갈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꼭 서로를 좋아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부족한 점을 격려하고 함께 노력할 수 있으면 그뿐, 꼭 친해져야 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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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과 관찰, 사람들과 함께할 때 느끼는 단순한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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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삻에서 만난 사람들은 시계 톱니바퀴처럼 뭐 하나만 안 맞아도 스칠 수 없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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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일.
이건 인간에게 주어진 인생 과업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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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곰장그림: 령 / 문장메모: 발그레연, 은, 다니, 효주, 그린, 희희, 쏘이, 소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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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곰장 에세이
밑줄 친 문장에서 시작하는 에세이. 매호 다른 곰🐻의 글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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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끼에 담긴 작은 고백
✍️ 조이곰
"누군가에게 요리를 해서 음식을 먹인다는 건 최대한의 마음을 담는 행동이니까요
📖 이은선,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아르테)
강릉으로 이주하고부터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식사하는 즐거움이 생겼다. 내가 음식 만드는 걸 많이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초대하는 친구들의 성향과 그날의 주종에 따라 메뉴를 정하고 또 취향에 맞는 음식를 함께 먹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나에게 큰 행복감을 줬다. 비건 지향을 하게 된 것도 이런 즐거움에 한몫을 했다. 서로가 먹을 수 있는 재료들을 고르고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우리는 삶을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해준다.
내가 운영하는 북스테이에서도 게스트와 함께 저녁밥을 먹는다. 정갈하게 준비한 비건 한상을 게스트에서 내어주는 것이 첫 대화의 시작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일 수 있지만, 누군가가 나를 위해 준비한 밥을 먹는 것은 그 자체로 환대이자, 마음을 받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게스트와 밥을 먹으며 나누는 대화는 자연스레 편안해지고 또 즐거워진다. 한 집에서 함께 밥을 먹는 “식구”처럼, 타인과의 나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아주 소중하고도 특별한 순간이다. 북스테이를 운영하며 이 순간들이 기쁘게 기억되는 건, 식사를 시작할 때 열렬한 호응으로 밥상 사진을 찍고 다정한 후기를 방명록에 적어 주는 게스트들 덕분이기도 하다.
최근 인상 깊게 본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에서도 이웃과 함께 밥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주인공 야마다는 이웃을 위해 밥을 지은 것은 아니다. 힘들게 일하고 번 돈으로 간신히 쌀을 사고, 드디어 갓 지은 밥을 먹게 되었을 때 옆 방에 사는 이웃 시마다가 무작정 들어와 숟가락을 얹는 것이었다. 하지만 점점 이들은 따뜻한 음식을 나눠 먹고, 텃밭을 가꾸며 서로의 방식을 공유하고 각자의 상처를 회복해 나간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영화 <카모메 식당>의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신작이자, 각자의 슬픔을 애도하며 일상을 나누는 또 하나의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다. 함께 밥을 나눠 먹던 옆방 이웃 시마다는 말한다. “사소한 행복들을 자잘하게 찾아가다 보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어”라고.
나의 사소한 행복들은 누군가와 함께했을 때 더 크게 다가온다.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서점에 온 손님에게 책을 추천하고, 정성껏 만든 음식에 마음을 담아 전하는 일들은 어쩌면 내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느끼고 싶은 가장 큰 행복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가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눠 먹고자 하는 건,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고, 친해지고 싶다는 상대를 향한 작은 고백이기도 하다. 나는 앞으로도 틈만 나면 이 고백들을 담은 음식들을 준비해 친구들을 초대하려 한다. 내가 좋아하는 다정한 나의 친구들이 이 초대를, 나의 이 고백을 기쁘게 받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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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곰님에게서 온 답장
쏘희곰님 에세이를 읽으면서 실패와 넘어짐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어요. 일단 무엇이든 해보고 있는 쏘희님을 응원하고 또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제 자신에게도 응원의 마음을 보내봅니다!
<나누고 싶은 문장>
"많이 넘어져본 사람의 경쟁력이자 자랑은 더이상 안 넘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잘 넘어지는 기술 , 넘어져도 금방 털고 다시 일어나는 회복탄력성이었다. — 김진영 <우리는 아직 무엇이든 될 수 있다>
_바다건너에서리라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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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곰장 편지💌의 오곰장은 오늘의 문장을 줄인 말입니다. 문장은 읽는 이의 시선에 따라 같은 문장도 각기 다른 의미로 읽히잖아요. '문장'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걸 표현하고 싶어 문 자를 뒤집어 곰이라고 썼어요. 그래서 오곰장🐻입니다. 편지에 담긴 문장메모와 에세이는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에서 진행하는 하루한줄 문장메모 리추얼 메이트들의 것입니다. 매일 책을 읽고 손글씨로 오늘의 문장을 함께 쌓아가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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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곰, 은곰, 하곰
ohgomjang@gmail.com우리은하 오리온자리 나선팔 태양계 지구 책숲로 1-3 오곰장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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