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곰님들 🐻 밖으로 나가기 좋은 날씨가 찾아오는 요즘이에요. 오늘 일어나자마자 한 일은 무엇이에요? 점심 메뉴는요? 무슨 옷을 입을 건가요? 양말은 무슨 색이에요? 신발은 운동화인가요? 갑작스런 질문들에 혹시 당황하셨다면 미안해요. 오곰님들이 오늘 하루 얼마나 많은 선택과 결정을 하고 있었는지 궁금했어요. 자잘하게 몇 시에 움직이고, 출발할지, 식사는 어떻게 해먹을지부터 인생에 중요한 결정과 선택까지 우리는 정말 많은 선택과 결정의 속에서 살고 있음을 새삼스레 느껴요. 
선택과 결정의 순간에 오곰님들은 심사숙고하시는지, 감을 믿고 휘리릭탁! 선택하고 뒤를 돌아보지 않는지 궁금해요. 어떤 선택과 결정이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선택과 결정의 문장을 준비했어요. 오늘 내린 수많은 선택으로 나의 오늘의 채워졌음에 수고했다 한마디 건네고 싶어요. 많은 선택을 하신 오곰님들, 수고했어요 오늘도!_💌 하곰 드림🐻

혹시 “좋은 어른에 대한 비연속성 이론”을 아시나요?

모른다면 지극히 정상이에요. 제가 만든 말이니까 잠시 잊으셔도 됩니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나이가 들수록 강해지고 있어요. 또래 친구들도 비슷한 고민을 시작한 건지, 얼마 전 모임에선 “내가 생각보다 좋은 어른이 아니라는 게 너무 괴로워”라는 한 친구의 고민 상담이 펼쳐졌습니다. 그는 중고등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인데요, 아이들에게 화를 내버린 순간엔 스스로가 (자신의 모습이라 생각했던) 관대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해 괴롭고, 또 어떤 순간엔 (자신의 모습이길 바랐던) 용기 있는 사람이 못 된다는 사실에 힘들다고 했습니다.

세상엔 위악을 잔뜩 부리고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러고 보면 꽤 괜찮은 사람들이 “난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니야”라는 자기검열을 더 심하게 겪는구나 싶었어요. 우리가 이상향으로 그리는 ‘좋은 어른’은 현재의 나와 같은 모습이 아니라는 이유로 말이죠. 그런데 지금 우리… 혹시 유니콘적 존재와 경쟁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뻔한 비유를 들자면 테레사 수녀님 같은 좋은 어른을 그렇게 완성되고 고정된 ‘상태’로만 여기는 게 문제는 아닐까요?

그래서, 제가 새롭게 세운 “좋은 어른의 비연속성 이론”과 “행동선택 이론”을 살짝 알려드립니다. 이 이론의 핵심은, 연속적으로 좋은 어른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대신 모월 모일 A라는 순간에 B라는 좋은 행동을 하기로 선택했다면, 그 순간 우리는 좋은 어른이었던 게 사실인 겁니다. 그런 선택과 행동들이 하나하나 쌓이다 보면, 초당 8프레임짜리 영상처럼 ‘다소 뚝딱거리지만 대체로 좋은’ 어른의 모습이 나타날 거예요. 더 나아가 초당 24프레임 이상의 스틸 컷이 모여 이미 ‘비연속성을 인지할 수 없는 동영상처럼 매끄럽게’ 좋은 어른으로 보이는 날이 올지도요.

그러니까 우리는 좋은 어른의 상태가 아니어서 괴로워하기보다, 연속성 강한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순간순간의 선택과 행동을 쌓아가는 자신에게 충분히 너그러워져도 되지 않을까요? 고백하자면, 어제도 팀원들에게 “도대체 왜 이런 걸 아직도 안 챙기는 거죠?!!”라고 말하고 싶은 화나는 순간이 있었는데요. 대신 “(도대체 왜 이런 걸 아직도 안 챙기는 거죠?!!) 그럴 땐 이러이러한 걸 챙기는 게 좋아요.”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렇게 후자의 문장을 발화하기로 선택한 그 순간의 저는 충분히 좋은 어른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다음 주에도 괜찮은 선택을 좀 더 많이 해보는 거죠 뭐.  

(* 이 이론을 더 널리 알리고 싶은데 이름이 입에 안 붙네요. 오곰님들의 좋은 아이디어 없을까요?)